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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노인? NO!”…“18∼65세는 청년기, 80세부터가 노년기”
관리자 조회수:726
2017-11-03 09: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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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晩學)으로 제2의 삶을 가꾸어나가는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중년·노년의 의미부터 찾았다. 나이가 들어 뒤늦게 공부하는 만학도의 나이 기준을 어느 때로 잡아야 될지 잘 몰라서였다.

기자의 개인적 판단으로는 만학이라고 하면 중년이나 노년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라 여겨졌다. 중년·노년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중년은 마흔 살 안팎의 나이 또는 그 나이의 사람을 가리킨다. 청년과 노년의 중간을 이르며, 때로 50대까지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노년기는 65세 이후로 심신의 활동이 쇠퇴하기 시작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로 인생의 최종단계를 말한다. 노년기의 시작 연령으로 간주되어온 65세는 오랫동안 관습적으로 은퇴 연령이었으며, 사회보장제도의 퇴직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령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최근 유엔이 재정립한 평생연령의 기준은 이와는 많이 다르다. 청년기가 많이 길어졌다. 청년기는 학자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대체로 13~14세부터 22~23세에 걸치는 시기를 가리킨다. 그런데 유엔은 청년기를 18~65세로 잡았다. 장년기는 66~79세, 노년기는 80~99세다. 청년기가 65세까지이니 만학이라는 의미도 약간은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배움이 얼마나 중요하고 배움에 있어서 나이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영화는 ‘할머니가 영어를 공부한다’는 소박한 설정에서 시작한다. 구청으로 전근 온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가 잦은 민원 제기로 기피하는, 약간은 이상해 보이는 할머니 옥분을 만난다. 평소 영어에 관심이 많았던 옥분이 민재의 우수한 영어 실력을 보고는 민재에게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하고 민재는 그녀가 영어공부를 결심하게된 경위를 알게 된다. 옥분은 위안부 피해자였던 것이다. 영어를 할 줄 몰라 통역에 의지했는데 통역이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왜곡했다. 늦은 나이에 옥분이 영어를 왜 그토록 배우려 했는지를 알게 된 민재는 성심성의껏 옥분을 도와주고 마침내 미국으로 건너가 청문회에서 위안부와 관련한 가슴 아픈 증언을 한다.

현재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큰 과제 중 하나인 위안부문제를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풀어내 잔잔한 반향을 이끌어내고 있는 이 영화는 영어를 치열하게 배우려는 한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를 바로잡아가려는 한 여인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중 배움의 절실함이 가슴에 와닿았다. 사람은 평생을 배움 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실제 우리 생활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우리 가정부터 들여다보자. 흔히 엄마들이 자녀에게는 늘 공부를 하라고 한다. 입시가 무엇보다 중요한 우리 사회에서 공부는 어쩌면 누구나 짊어지고 가야할 굴레인지도 모른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 하고, 좋은 대학에 가면 그만큼 원하는 바를 성취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란 보편적 관념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보다는 악기 다루는 것, 그림 그리는 것, 축구하는 것을 좋아하고 여기에 재능이 있는 아이일지라도 애써 공부를 시킨다.

하지만 아이에게 공부를 하라고 다그치는 어머니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자녀에게는 공부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마치 로드매니저처럼 이 학원 저 학원을 데리고 다니면서 빡빡한 수업스케줄을 소화하게 하지만 막상 자신은 집에서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자 역시 아이 둘을 키운 주부였기 때문에 주부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늘 가족들의 뒷바라지를 해야 하니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할 시간도, 정신을 집중해서 책을 읽을 심적 여유도 별로 없다. 바빠서 책을 놓다보니 이것이 습관이 되고, 결국 책은 점점 멀어져간다. 기자 역시 이런 부류의 한 사람이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늘 책을 가까이 하고 좋은 강의만 있으면 찾아다니며 듣는 이들이 있다. 과연 그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일까. 작은 시작부터 중요하다. 책장에 꽂아두고 읽지 않았던 책부터 살펴보며 관심 있는 책을 골라서 잠시라도 짬을 내어서 읽어보자. 이것이 시작이 돼 잠시 잃어버렸던 독서의 감각을 다시 찾게 될 수도 있으니. 이 감각이 되살아나면 위축되었던 배움에 대한 욕구도 되살아날 것이고 자연스럽게 서점으로, 좋은 강연장으로 발길이 향하게 될 것이다.

최근 한 강의가 이렇듯 기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작가콜로퀴엄에서 인문예술과학특강의 하나로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책의 역사’란 강의를 했다. 오랜만에 듣는 강의였는데 이것이 책에 대한 기자의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려냈다. 시작이 반이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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