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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건강의 열쇠 ‘근육’… 급격한 감소는 노화 아닌 질병
관리자 조회수:759
2020-06-23 09:49:07

[And 건강] 노년 건강의 열쇠 ‘근육’… 급격한 감소는 노화 아닌 질병

 
사진=게티이미지

골다공증·치매처럼 비정상 노화

남성 사망·입원 5배, 장애 2배 위험

10년내 노인 대표질환 부상 예고

美, 2016년 세계 첫 질병코드 부여

日은 2018년… 한국도 내년 예정

악력·걷는 속도 떨어지면 의심

근력운동·단백질 섭취 병행해야


서울 송파구에서 자녀와 떨어져 혼자 사는 윤모(72·여)씨는 평소 채식 위주의 식사를 즐기고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산책과 운동을 하며 건강을 챙긴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팔다리 힘이 부쩍 없어진 느낌을 받았다. 몸무게도 살짝 빠지고 허벅지가 가늘어졌다. 예전과 달리 20분만 걸어도 쉽게 피로해지고 숨이 금세 찼다. 당뇨 외에 다른 병은 없었다. 나이 들며 겪는 자연스러운 변화라기엔 다소 빨랐다. 일반 병원에선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자녀들 권유로 지난달 노인의 모호한 증상들에 대한 종합적 분석과 처방을 해 주는 대학병원 노년내과의 문을 두드렸다. 그곳에서 골격근과 보행속도, 악력(손으로 쥐는 힘)측정, 혈액검사 등을 받은 결과 ‘근감소증’ 진단을 받았다. 근육량과 근기능이 노화로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것보다 지나치게 떨어져 있다고 했다.

60대 후반의 임미애씨도 하루가 다르게 기력이 딸리는 걸 느끼고 있다. 잘 다니던 아파트 계단을 오르기 어렵고 빨랐던 걸음도 요즘엔 자꾸 느려진다. ‘이게 늙어가는 거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친구들 중에는 여전히 팔팔하게 사는 이들도 많아 부럽기만 하다.


골골 vs 팔팔한 노년


60대 중·후반이 되면 건강상태에 따라 일상의 모습이 퍽 달라진다. 누구는 편하게 외출하고 아침저녁 산책하고 여행까지 다니는가 하면 누구는 배우자나 자식들 도움 없이는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 집안에서도 넘어질까 겁나 늘 조심해야 한다.

특별히 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바로 ‘근육’에 있다. 몸 속 근육량은 30대 이후부터 줄기 시작해 70대가 되면 절반 수준이 된다. 원장원 경희대병원 어르신진료센터 교수는 “건강한 20·30대는 체중의 30~40%가 근육이지만 30대 이후 매년 0.5~1%씩 감소해 60·70대가 되면 체중의 15~25%로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든다”고 말했다.

신체를 지지하고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근육의 감소는 다양한 건강문제의 도화선이 된다. 잘 넘어지고 골절되거나 관절을 힘들게 하며 여러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도 커진다. 숨 쉬고 밥을 먹는 기도·식도도 모두 근육으로 돼 있어 약해지면 삼키고 숨쉬기도 어려워진다.

이렇게 건강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근감소증 혹은 ‘사코페니아(Sarcopenia)’라 한다. 근감소증은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근력과 근기능 감소도 함께 나타나는 증상이다. 주로 엉덩이나 넓적다리, 종아리 근육에서다.

원 교수는 “나이 들면서 건강의 바로미터가 되는 것은 근육”이라고 했다. 근감소증이 있는 65세 이상 남성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사망하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5.2배(여성은 2.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 성별과 상관없이 근감소증이 있으면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지는 장애 발생 확률도 2.1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성 노인에게 두드러진다.
 



 
근감소증, 노쇠 가속화
 

그동안은 나이 들어 근육이 줄어드는 현상을 자연스러운 노화의 한 과정으로만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 몇년새 근감소증은 하나의 당연한 ‘현상’이 아닌 골다공증이나 치매처럼 대비해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미국은 2016년 세계 처음으로 근감소증에 질병코드를 부여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같은 해 국제질병분류(ICD-11판)에 질병명을 추가했다. 일본은 2018년 질병 등록을 마쳤다.

한국은 내년에 개정되는 통계청 표준질병사인분류(KCD-8판)에 근감소증 진단코드를 새로 추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진단 및 처방 코드가 별도로 없어 골다공증 등 유사질환 코드에 포함해 진료해야 하는 실정이었다. 근감소증의 국내 환자 규모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도 어려웠다.

의학계는 근감소증이 10년 내 골다공증처럼 노인의 대표질환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가고 있는 한국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결코 낮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한국노인노쇠코호트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원장원 교수팀이 노인의학 국제학술지(JAMDA)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국내 70~84세 2123명 대상 연구에서 근감소증 유병률은 남성 21.3%, 여성 13.8%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아시아근감소증 진단기준에 따른 추정치로 2014년(남녀 각 10.3%, 8.1%)보다 높아졌다. 근감소증은 치매와 함께 ‘노쇠(frailty)’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요소다. 노쇠는 정상적인 나이듦인 ‘노화’와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정상 노화는 2~3년에 걸쳐 일정한 속도로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기억력 등 퇴화 현상이 하나둘씩 천천히 나타난다. 하지만 노쇠는 신체기능 저하가 본인이 느낄 정도로 급속히 진행된다. 비정상적으로 빠른 노화라고 할 수 있다.

장일현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노쇠는 체중이 빠지고 근육이 줄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등의 신체기능 저하가 동시다발적으로, 수주 내지 수개월(최대 6개월) 내에 빠르게 진행되는 게 특징”이라며 “근감소증은 노쇠를 더욱 가속화시킨다”고 설명했다.
 

골격근·악력·보행속도 관심 가져야


근감소증은 60대 중·후반부터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실제 진단은 70대 중반 이후 주로 이뤄진다. 정윤석 아주대병원 노인보건연구센터장은 “60대 중·후반 이후 별다른 질병이 생긴 것도 아닌데 아침 자리에서 잘 일어나지 못하고 힘이 없고 기력이 약해지기 시작하더니 입맛이 없어 식사도 잘 못한다면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유 없이 살이 빠지고 걷는 속도가 급격히 느려졌거나 계단 오르는 것은 물론 걷는 데에도 힘이 부친다면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으로 허벅지나 종아리를 만졌을 때 둘레가 줄어든 느낌이 들거나 예전엔 거뜬히 들었던 물건을 더 이상 들지 못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럴 경우 대학병원에 잇따라 개설되고 있는 노년내과(어르신진료센터)나 가정의학과, 일반내과에서 근감소증을 세부 진료과목으로 분류해 놓은 전문 의료진을 찾는 게 좋다.

근감소증은 근육량과 근력을 평가해 진단한다. 근육량은 체성분검사(인바디검사)나 덱사(dexa)라 불리는 ‘에너지 방사선 흡수 계측법’으로 측정하고 근력은 악력이나 보행속도로 평가한다.

근육량이 줄었다고 꼭 근감소증이 동반됐다고는 할 수 없다. 한때 근감소증이 근육의 양 혹은 질 단일항목 저하로 보았던 적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두 요소 모두 감소하는 경우로 본다.

하지만 이제 막 질병으로 분류된 근감소증 연구는 걸음마 단계다. 현재 전세계 전문가들로부터 합의된 기준은 있으나 명확한 진단 지침은 아직 없다. 인종에 따라서 근육량과 질은 물론 키와 골격이 다르기 때문에 인종·대륙별 진단 기준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아시아근감소증워킹그룹(AWGS)이 2014년 발표한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기준을 따른다. 덱사로 측정한 양팔·다리 근육량의 합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골격근 수치)이 남자 7㎏/㎡, 여자 5.4㎏/㎡ 미만일 경우 근육량 감소에 해당된다.

또 악력이 남자 26㎏, 여자 18㎏ 미만일 경우 감소됐다고 본다. 보행속도 감소는 보통 걸음(편안한 보행)으로 초당 0.8m 미만일 때 해당된다. 최근엔 이런 측정 없이 한국형 ‘근감소증 선별 질문지(SARC-F)’가 개발돼 해당 여부를 간단히 감별할 수 있게 됐다.

원 교수는 “근감소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노화, 운동부족, 양양상태 불균형, 만성질환 등이 꼽힌다. 하지만 개인간 영양상태, 운동량 및 기저질환, 유전 소인 등으로 인해 그 속도가 사람마다 차이가 많이 난다. 골다공증처럼 젊어서도 근감소증이 올 수 있고 나이 들어서도 오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본적으로 근육은 적절한 움직임과 자극이 없으면 쇠퇴하는데 근육이 한번 감소하면 기초대사량과 활동량도 함께 줄어들면서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서 “원인을 교정하지 않으면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늦기 전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근감소증 관리를 위해선 꾸준한 근력 운동과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3&sid2=241&oid=005&aid=0001334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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